yrena의 잡상 & 삽질 공간

아 완전 공감..

한국여자라면 75A?

밸리에 들렀다가 눈물나게 공감가는 얘기가 있어서 트랙백을 해본다.

어렸을 때 발육이 꽤 빠른 편이라 4학년 때부터 가슴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난 5학년 말까지 브라를 안 했던 걸로 기억한다. 왜냐?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등에 브라끈이 있나 없나 훑는 장난을 많이 했었거든;; 또한 별로 하는 애가 없는데 나 혼자만 브라를 하는 건 굉장히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어쨌거나 이후 어머니께서 사오시는 브라를 하게 됐는데, 밑가슴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75A였을 거다. 확실한 것은 A컵이었단 거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이게 대충 맞았던 거 같다. 아니 안 맞았더라도 막 쑤셔넣었던가.

덩치가 커지면서부터 브라가 안 맞기 시작하고 컵 바깥으로 살이 빠져나왔다. 그러나 제대로 된 브라 착용법을 모르니 이게 브라 컵이 작아서 그런 거라는 걸 알 턱이 있나. 불편하다고 했더니 어머니께서는 살이 쪄서 그렇다며 구박을 하며 80A, 85A 를 사오셨는데... 물론 숨을 쉬기에는 편해졌다. 그런데 좀 뛰기라도 하면 가슴 중간까지 브라가 올라왔다;

이게 왜 이런고 하면 컵은 작은데 밑가슴은 남아도니까 자꾸 고정이 안 되고 올라오는 거였다. 그러나 아무 데서도 이런 걸 가르쳐주지 않고, 심지어 어머니도 그런 얘기를 안 해주셨던고로 원래 브라라는 것은 뛰면 위로 올라오는 것인 줄 알고 고등학교까지 올라왔다 -_-;;; (더불어 중학교 때 100m 달리기나 줄넘기 할 때의 체육시간을 무진장 싫어했다;)

여고에 들어가고 나서 이런 얘기들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나는 컵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사실 A컵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께 나는 A컵이 아닌 거 같다고 B 컵을 사다달라고 했을 때 어머니는 들은 척도 안 하셨다. 뭐, 한 마디로 처음에는 믿지를 않으셨다는 거다. 반복해서 제발 한 번만 사와달라고 했을 때는 굉장히 쪽팔려 하면서 무슨 애 가슴이 그렇게 크냐고 심지어는 눌러서 더 작게 해야한다고, 큰걸 사면 가슴 더 커져서 안 된다고 바득바득 우기기까지 하셨다.

왜 혼자 가게 가서 살 생각을 안했냐고 한다면, 고삐리 한 달 용돈 3만원에 어디 가서 속옷을 살 수 있었겠나.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내 용돈은 한 달 3만원이었고, 3만원은 백화점 가서 속옷 하나 사기 턱없이 부족한 값이다.

어쩄거나 긴 시간의 실랑이 끝에 85B컵을 쟁취해서 입어보니 A컵에 쑤셔넣을 때와는 딴세상이더라. 내 말이 맞지 않냐고 이렇게 컵 바깥으로 살이 '별로' 안 나온다고 하고 이후로는 B컵을 입었다. '별로'가 포인트인데 사실 B컵도 작았던 거다;; 그러나 난 B컵도 간신히 구했기에 C컵 생각은 추호도 못했다.

대학 들어오고도 저학년 때까지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85B를 입다가, 새로 속옷을 사야해서 매장에 가서 처음으로 재본 정확한 내 사이즈는 80C~D 였다 -ㅁ- 그 동안 나는 밑가슴은 헐렁하고 윗가슴 둘레만 대충 맞춰서 우겨넣고 다녔던 거지.

정확히 내 사이즈를 알게 된 후에도 난감한 벽에 부딪쳤으니, 80C라는 치수는 왠만한 매장에는 없거니와 사이즈가 구비된 브랜드의 가격은 A컵으로 나오는 브라들에 비하면 기절한만한 가격이라는 거다. 더불어 디자인도 어쩌면 그렇게 기본형밖에 없는지.

지금이야 동생이 속옷회사에 들어가서-그것도 해외 파트에 들어가서 사이즈 딱딱 맞는 디자인 다양한 속옷을 샘플로 들고 와서 돈 나갈 일도 없고 좋지만, 예전에는 속옷 한 벌 사는 것이 그렇게 고역일 수 없었다.

또한 이젠 어머니도 매장에서 정확한 내 사이즈를 들었고 동생이 샘플로 가지고 오는 속옷을 보며 요즘 사이즈 추세와 정확한 사이즈가 어떤 건지 아시지만, 브라에 대해 생각하면 굉장히 수치스러워하던-따라서 나까지 내 가슴이 수치스러워지던- 기억이 떠오른다.

by 꼬마 | 2008/09/22 00:49 | 일상 | 트랙백 | 덧글(9)

트랙백 주소 : http://yrena.egloos.com/tb/391238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제갈량민 at 2008/09/22 19:16
관련 포스팅 열심히 쫓아다니는 제갈량민입니다 :)
제가 가볍게 쓴 한탄이 유명 블로거님의 포스팅을 타고서 많은 분들의 공감을 사고 있네요.
예전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나아졌지만... 학창 시절에 작은 컵 때문에 가슴 살이 옆으로 다 비져나가고;; 언더는 너무 커서 줄줄 올라가던 브라를 했던 기억은 여전히 악몽입니다.
Commented by 꼬마 at 2008/09/23 02:55
밑가슴둘레가 안 맞아서 살짝 뛰기라도 하면 마구 올라가던 기억은 저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Commented by ranigud at 2008/09/23 15:29
저희집은 외할머니랑 엄마가 다 C컵 이상이었던지라(....) 속옷사이즈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안쓰고 살았는데, 관련글 돌아다니다보니 C컵 이상인데도 어머니께서 A컵을 사다주시는 바람에 잘못 입고 있었다... 는 분들이 많아서 깜딱;
Commented by 꼬마 at 2008/09/23 23:02
어머니께서 사주신대로 A컵 입고 다닌 사람들 많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집안 어르신들 가슴이 대대로 크지 않는한, 대개 어머니들을 그냥 그 시절 표준(?) 사이즈인 A컵을 사들고 오신 걸겁니다. 사실 속옷가게에서 밑가슴, 윗가슴 둘레 측정해주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되었을 거예요.
Commented by at 2008/10/01 00:48
님.... 정말이지 그렇게나 가슴이 컸던게야???
부럽 ㅠㅠㅠㅠㅠ
본인은 언제나 A라서 살들을 모아 모아 모아도 B에 도달하는것 조차 힘든데.... 부럽다 부럽다!!
(근데 누구시냐고 물으면 쵸큼 서운할지도?)
Commented by 꼬마 at 2008/10/06 14:26
누군지 모를리가 있나 ㅋㅋ 요즘 세르쥬는 좀 만나는지?
근데 그게 부럽니; 난 인생 최대의 고민이었다구..;; (옆에서 보면 몸통이 참 두꺼워 보인다;)
Commented by at 2008/10/06 18:02
응, 세르쥬는 오다가다 만나는 정도, 어찌 묻는고?
야, 나같이 운동 열심히한 남자보다 가슴 작은 애들은 상대적으로 부러운 법이야.....
Commented by 타랴 at 2008/10/10 15:55
근데 정양 A컵이었나;; A컵보다 큰거같았는데 ㅇ_ㅇ;;
나 잘살고 있어 꼬마양~
Commented by dmswlqhal at 2009/10/06 15:26
ㅜ_ㅜ 맞아요 완전 공감ㅜ_ㅜ

저 지금 14살 여중생인데.. 가슴이 80C컵이에요ㅜ_ㅜ


속옷가게를 가도 A컵 B컵은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괜찮은데..

C컵은 가격도 비싸고ㅜ_ㅜ 디자인도 예쁜게 없고...ㅜ_ㅜ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