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na의 잡상 & 삽질 공간

앤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

 
요시나가 후미 원작의 이 만화가 우리나라에서 영화화 된다고 했을 때 나는 캐스팅만을 보고서 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결심은 나뿐만이 아니라 원작 만화와 일본에서 제작한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많이 했을 것이다.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외모만으로 배우들을 뽑아놨다는 생각과 함께 원작의 줄거리와 캐릭터, 세부사항이 어떤 식으로든 '망가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성애 시류에 편승하여 꽃돌이들을 모아서 화면만 화려한 그저그런 가벼운 눈요기급 영화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도 아니면 드라마(만화의 설정만을 따온 별개의 작품이지만 옴니버스 식의 구성으로 매우 재미있는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냈었다)를 따라갈 듯했는데, 캐스팅에서 삑사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간 주인공은 천연덕스러운 아저씨(...) 포스를 풍기던 다치바나라고 생각했는데 주지훈이 이 역할을 하기에 너무 젊고 연기경력이 짧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얘기가 나온 후에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 개봉을 했는데 들려오는 얘기가 '원작을 따라갔다' 는 거였다. 의외로 괜찮다는 평이 들려서 그래? 그럼 한 번쯤 볼까?; 하고 가서 봤는데,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다. 재미있다.

(극중 이름을 까먹어서 원작으로 대체한다;;) 오노가 다치바나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당신 내 타입이야' 라고 하는 예고편 -_- 이거 분명 잘못 만들었다;;; 예고편에서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제대로 요시나가 후미의 원작을 따라간다. 자잘한 에피소드는 생략됐지만 다치바나의 유괴 경험에 관련된 메인 스토리를 그대로 살려낸 것이다.

햐~ 주지훈 정말 놀랐다. 너무 능청스럽다. 눈보신 되는 기럭지와 마스크는 일단 차지하고(그것 땜시 영화 안 보려고도 했으니;) 부모님 앞에서 싹싹하게 웃고 여자 좋아하며 그래도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사람들 앞에서 무리하는 역할을 잘 해냈다. 강제로 수청들어야 하는 처녀 포즈로 부들부들 떨 때라던가..;; 그것도 엄청 웃겼다;

까메오 출현하는 배우들 보는 재미도 있다. 다치바나가 스쳐지나간 여자 중에 서영희와 김민선도 있었고; 중간중간 삽입된 자우림의 노래도 영화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렸다.

물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나 서비스 컷이 없는 건 아니다. 쟝과 오노가 팬티 바람으로 얽혀있을 때라던가; 키스씬이라던가... 오노가 다치바나한테 엉긴다던가 하는 장면들 꽤 있다. 초반에 뜬금없이 뮤지컬 분위기가 된다던가 하는 것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나 몇몇 CG에서는 짜게 식어버렸다;;)

비록 칸다와 치카게의 비중이 확 줄어버려(특히 치카게, 원작대로이긴 하지만 비중이 많이 줄어서 구박댕이 바보형에서 멈춰버렸..;;) 안타깝긴 하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으로 쳐낼 건 쳐내서 이야기의 중심이 잡혔다. 유괴 사건이 메인이 되어야하므로 치카게 애 딸린 거나 칸다의 복싱, 오노의 온갖 남성편력이 전부 다 들어갔으면 얘기가 꽤 난잡해졌을 거다.

재미없을 거라는 예상으로 기대치가 바닥으로 낮아져있었기에 의외로 재미있게 봤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캐스팅 때문에 혹은 줄거리 완전히 망쳐놨을까봐 안 보곘다고 결심한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보는 것도 괜찮다고 권하고 싶다. 뭐 보고도 재미없다고 하면 나랑 취향이 좀 다른 거니 어쩔 수 없겠지만;

by 꼬마 | 2008/11/13 23:46 | 영화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yrena.egloos.com/tb/397903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soom at 2008/11/14 13:28
밸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주지훈팬이라 그런지 이번 영화로 주지훈의 재발견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니 기분이 좋지 아니할 수가 없네요 >_<
Commented by 꼬마 at 2008/11/14 13:44
예, 진짜 주지훈의 재발견이더라구요. 가장 걱정했던 인물이 능청스럽게 '한국형' 다치바나를 연기하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너무 귀여웠어요 +_+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